나 좋자고 이러냐.... [영화: 바비 2023]

2024. 9. 7. 21:25영화보고 조잘조잘

728x90
반응형
 
바비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평점
7.0 (2023.07.19 개봉)
감독
그레타 거윅
출연
마고 로비, 라이언 고슬링, 아메리카 페레라, 케이트 맥키넌, 잇사 레이, 두아 리파, 시무 리우, 아리아나 그린블랫, 알렉산드라 쉽, 에마 매키, 킹슬리 벤 아디르, 마이클 세라, 레아 펄만, 윌 페렐
But always stand out and always be grateful. But never forget that the system is rigged. So find a way to acknowledge that but also always be grateful.

영화 바비(barbie, 2023) 中

 

 

뭐... 나의 지극히 주관적인 의역이지만 나는 이렇게 해석했다.

"여자로서 나는 항상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는 사람이어야 해. 그렇다고 그것에 자만하지 않고 감사할 줄 아는 겸손도 갖춰야 하지. 하지만 사회가 잘못되었다는 의식은 또 갖춰야 해. 그니까 내 말은 사회 비판의식은 갖추되 감사하는 마음도 가져야 한다는 거지."

말 그대로 뭣같이 복잡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 영화는 좀 더 나아가 여자든 남자든 우리가 인생을 피곤하게 살고 있다고 말한다고 느꼈다. 이 영화의 시작은 페미니즘일지 모르지만 사실 더 나아가면 휴머니즘에 가깝다고 본다. 여자만 혹은 남자만 잘했고 잘못했다는 식의 이분법적인 관점이 아닌 인류의 불행에 대해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페미니즘에 대해 평소 관심 있던 사람으로서 밝게 이야기를 풀어내 준 것 같아서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한국에서 페미니즘이 주목받기 시작했을 당시 "girls can do anything"이라는 문구가 유명했다. 이처럼 이 영화의 초반은 여성은 뭐든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러다 바비가 현실 세계에 가며 느끼는 어떤 불안감이나 불편함은 페미니즘에 눈을 뜬 여성들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세상과 자신의 가치관의 격차를 처음으로 느끼는 불안감과 우울감을 보인다. 이후 바비세상도 현실 세계와 비슷해지는데 이때 인상적인 것이 바비들을 설득하는 대화들이다.

그리고 켄의 태도와 대사도 인상적이다. 켄은 바비를 위해 존재한다. 켄의 행동과 사고방식은 모두 바비를 위해, 바비가 좋아할 방식으로만 진행된다. 혹은 바비에게 인정받기 위한 행동들만 한다. 그러면서 참 바비를 사랑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아가 없기 때문이었는데. 이것 또한 여성을 대변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 여자들은 참 남자를 사랑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여성이 자신을 들여다보고 스스로가 원하는 모습이 되지 못하게 막아둔 여러 제도들이 여성의 시선을 자꾸 애먼 곳으로 옮기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혹은 여성이 갖지 못하는 역할을 대신할 또 다른 역할을 주기 위해 사랑을 이용한다는 생각을 했다.

켄은 권력을 얻었지만 바비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이 쟁취한 세상을 다시 빼앗긴다. 아니 어쩌면 빼앗겼다기보다. 완전히 이루지는 못한다. 이것도 어쩌면 현재 페미니즘의 백래시를 풍자한 것이려나. 뭐 그냥 나의 지극히 주관적이고 얄팍한 소견이다. 그럼에도 마지막에는 켄에게 그대로의 자신을 바라보고 인정해 주는 생각을 만들어줘서 결말은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누군가를 혼내는 영화가 아니라 우리들의 혼란스러움을 진심으로 고민해 준 영화 같아서 좋았다. 내가 제목으로 지은 말처럼 이렇게 페미니즘에 대해 말하는 것이 단순히 여자들만 좋자고 하는 일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느꼈다. 나도 이런 생각을 자주 하는데. 정말 페미니즘에 대해 장난으로 생각하거나 귀찮게만 들리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해주고 싶은 말이다. 나 좋자고 이러냐....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