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7. 21:22ㆍ영화보고 조잘조잘
요즘 블로그 쓰기 챌린지 중이라 글쓰기 소재로 영화를 많이 보고 있다. 어제는 <비상 선언>이라는 영화를 봤다. 비상 선언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아래와 같이 항공 상황에서 쓰이는 용어다.
제목이 이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영화에서 비상사태는 바이러스 감염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재난 영화를 영화 장르 중 가장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이 장르 자체가 피로하게 느껴지고 거부감이 생겼다. 재난 영화의 여러 요소 중 한 가지는 인간의 이기심을 가시화해서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것이 과거에는 과장된 이미지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 상황들이 마냥 허상이라고만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에 등장하는 류진석은 악의 없이 악행을 저지른다. 이는 자신의 정서와 감정을 다룰 줄 모르는 사람의 무의미한 테러다. 영화에서 형사들이 류진석의 범죄 행동 원인을 분석하는데, 자신을 압박하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혼란스러워지자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성인의 나이에 스스로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 굉장히 퇴행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이다.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인간은 모두 마음속에 아픔이 있고 이것을 스스로 달래거나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위로하며 사회에서 살아가는 존재다. 이를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사고방식은 미숙한 아집이다. 그리고 그러한 사고방식으로 범죄까지 간다면 더더욱 비난받아 마땅하다. 인간은 감정적이고 다른 생명체보다 어쩌면 연약한 존재다. 자신의 고통을 말할 줄 알아야하고 도움을 요청할 줄 알아야한다. 힘든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힘듬을 외면하고 스스로를 파괴하는 것은 자신에게 죄를 짓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죄를 짓는 것은 누구도 처벌해줄 수 없는 영역이다.
이 영화는 류진석이라는 인물만으로 인류애를 박살내지는 않는다. 사실 극단적으로 과장해서 말하자면 인간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장면이 있다. 바로 영화속 시민들의 1차원적인 혐오다. 비행기 안에 사람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다. 또한 빠르면 당장 30분 안에도 사망할 수 있는 전염력과 치사률을 가진다. 이 상황에서 타국과 당국 모두 비행기의 착륙을 거부한다. 상황상 바이러스의 상당한 위험성에 대비할만큼 정보가 없기때문에 불안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바이러스로 죽기 전에 비행기의 연료부족으로 인한 추락사고로 사망할 수 도 있는 상황에서 착륙조차 거부한다는 것이 갑갑했다. 또한 그들의 착륙을 거부하는 네티즌들의 반응과 시위를 하는 장면은 정말 깊은 혐오감이 올라온다. 두려움과 거부감, 그리고 잘 모르는 것에서 오는 무의미한 혐오들은 요즘 더더욱 심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단 비행기 안 사람들은 자국민들이다. 정부는 해당 국민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국민이 고용한 것이다. 또한 국민의 경제력으로 그들에게 임금을 준다. 그들이 해야할 일은 국민이 경제생활하기에 바빠서 신경쓸 수 없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다. 그런데 영화에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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