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7. 21:21ㆍ영화보고 조잘조잘
영화에서 이 장소는 검프가 제니와 헤어지고 몇 년 간 달리는 장소 중 하나다. 검프는 아무 이유 없이 달리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라다니며 함께 달리고 의미를 부여한다. 그가 부여하는 의미라기보다 사람들이 부여하는 의미다. 사람들은 신화를 만드는 것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러한 관심과 이목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화가치를 가져다주니 그런면에서 생각하면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를 봤던 당시 나도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집착했던 것 같다. 반드시 어떤 대학에 가야 하고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보챘다. 미련한 집착이었다. 나는 당시 내 능력 밖의 것들을 얻기 위해 애썼다. 그것이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던 것이라 해도 나는 필요 이상으로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들었다. 인생에 대한 열정과 야망이라고 착각한 미련한 목표와 꿈이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그런 시기에 이 영화는 좀 더 본질을 보게 만들었던 것 같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뭔지. 이러게까지 애쓰는 이유가 뭐고 이게 나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줬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포레스트 검프는 인생을 꾸려가는 것에 있어서 뭔가 심오하고 거대한 대의를 가진다고 보이지는 않았다. 그보다 그때그때 그 순간에 갖는 가벼운 목표가 인생을 구성한다는 느낌이었다. 단순하면서도.. 이상하게 아름다운...!
지금 와서 생각하니 이 영화는 나의 사고방식에 꽤나 큰 변화를 준 것 같다. 변곡점 같은 지점이었다. 그리고 좀더 편안하게 생각하는 방법을 알게 된것 같다. 또한 내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나를 어떤 대단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도 물론 행복하겠지만 꼭 그런 것만이 아니더라도 내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다양하다는 생각. 사실 인생을 살면서 많이 들어봤을 법한 말이지만 진심으로 나에게 와닿게 만들어준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십억 인구만큼 수십억개의 삶이 있다는 것을 항상 인지하고 살면 훨씬 인생이 편안하고 행복할 수 있구나를 느낀다. 나에게 항상 문제제기를 하면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남탓만 하면서 살기에는 우리는 사회적 활동이 주를 이루는 인간이다. 이럴때는 그냥 무덤덤하게 넘어가는 검프같은 태도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 물론 마지막에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찾아가는 용기를 보이지만 그것 역시도 검프의 성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나라고 생각된다. 너무 모든 일에 맞서려 하지 말아야겠다. 때로는 그냥 넘어가는 그냥 지나가는 연습도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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